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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베트의 만찬
어느 외딴 마을에 두 자매가 살고 있었다
둘 다 나이가 지긋했다
이들의 이름인 마르티네와 필리파는
마르틴 루터와 그의 동지인 필리프 멜란히톤에서 딴 것이다
두 자매는 대부분의 시간과 많지 않은 수입을
남에게 베푸는 일에 썼다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두 자매의 아버지는 목사이자 예언가였으며
한 종파의 창립자였고
존경과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늦은 나이에 결혼한 그는 오래전 세상을 떠났다
그를 따르는 신도 수는 매년 줄어들었지만
그의 말씀을 읽고 해석하고
마음속에 남아 있는 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모임은 계속되었다
예루살렘 내 마음의 고향
당신의 이름을 영원히 사랑하네
당신의 친절함은 제일이라네
우리에게 옷과 양식을 주시네
빵을 구걸하는 아이에게
절대 돌을 던지지 않으시네
두 자매에게는 프랑스인 가정부가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바베트였다
외지고 적막한 지역에서
청교도적인 생활을 하는 자매가 가정부를 두는 건 좀 이상해서
설명이 필요할 법하다
두 자매의 집에 바베트가 살게 된 이유는
마음 깊이 묻어 둔 이야기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젊었을 적 마르티네와 필리파는
과일나무에 만개한 꽃처럼 아주 아름다웠다
이들은 무도회나 파티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젊은 사내들은 자매를 보려고 교회에 오기도 했다
오, 주여 당신의 나라를
우리에게 내려 주소서
그로 인해 자비의 정신이
모든 죄를 씻어 내리니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걸
마음속 깊이 느낄 수 있네
그리고 하느님은 당신을 의지하는 자들과
함께 하신다는 걸 느낄 수 있다네
목사의 신도들은 세속적인 사랑과 결혼을
무가치하고 텅 빈 환상에 불과한 것으로 여겼다
하느님의 소명을 받은 나에게 두 딸은
내 오른손, 왼손과 다름없소
그걸 빼앗으려는 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아름다운 여성들은
넓은 바깥세상에서 온
두 젊은 신사의 평화로운 마음과 운명을 흔들어 놓고 말았다
로렌스 뢰벤히엘름이라는 젊은 장교가 그중 하나였다
그는 수비대가 있는 도시에서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빚을 떠안게 됐다
차렷!
대위님! 20명 인원 이상 없습니다!
로렌스, 정신 좀 차려
됐어
앞으로 석 달간 고모님 댁에서 지내라
- 연세 많으신 분이요? - 그래
- 뇌레 보스보르요? - 그래
- 유틀란트요? - 그래
뇌레 보스보르에서 너 자신을 좀 돌아보고
개선해 보길 바란다
뇌레 보스보르에 잘 왔다
따라와라, 네 방을 보여주마
바로 그 순간
그는 고귀하고 순수한 삶의 위대한 환영을 보았다
빚 독촉장이나 부모님의 설교는 잊히고
온화한 천사만이 그의 마음속에 남았다
그는 독실한 고모의 도움으로 목사의 집에 방문할 수 있었다
마르타, 서 있지만 말고 걸레 좀 가져와!
자비와 진리가 화합하였습니다
친애하는 형제, 자매님
정의와 평화가 서로 입맞춤할 것입니다
그는 여러 번 방문했지만
매번 올 때마다 자신이 점점 초라해지는 듯했다
실례합니다
하느님의 길은 바다를 넘어
눈 덮인 산꼭대기를 넘어
인간이 볼 수 없는 곳으로 이어집니다
아멘
저는 이곳을 아주 떠날 거고
당신과 절대 안 만날 겁니다
이곳에서 인생은 힘들고 괴롭다는 것과
이 세상에는 불가능한 것도 있다는 걸
배우게 됐습니다
다른 젊은 장교들이 사랑에 관해 이야기할 때면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장교 식당에서 그 일을 다시 떠올리고
다른 이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그저 보잘것없는 사건으로 보였다
로렌스
어쩌다 후사르의 중위가
이렇게까지 좌절하게 된 거야?
수프에 넣을 소금도 못 사는 독실하고 우울한 사람들 때문이지
그 사랑스러운 아가씨의 모습이 잊히지 않아
몽상가로군, 로렌스
나도 자네처럼 되고 싶어
유틀란트에서의 일은 잊어버릴 거야
뒤는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며 나아가겠어
오로지 내 성공만 생각하면서
언젠가 명망 높은 위대한 인물이 될 거야
그는 소피아 여왕의 궁정 시녀와 결혼했다
당시 궁정에서는 신앙심이 주요 화두였고
그는 목사관에서 새겨 들은 말씀과 구절들을
적절히 이용할 줄 알았다
우리는 주님의 자비를 간청해야 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과업을 사랑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그 과묵한 젊은 남자 기억해?
갑자기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졌잖아
응
그로부터 1년 후 훨씬 더 유명한 사람이 나타났다
파리 출신 유명 가수 아실 파팽은
스톡홀름 왕립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하던 사람이었다
세상에나! 감사합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다니!
감사합니다, 부인 칭찬 듣기 좋네요
스톡홀름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에요
맞아요
스칸디나비아에는 아름다운 도시가 많죠
여행은 많이 다녔지만
전 무엇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요
고요함이 좋거든요
고요함과 파도 소리요
그렇다면 유틀란트 해안에 가 봐요
아주 아름답고
훼손되지 않은 곳이죠
그곳에 가면 맑은 공기도 쐬고
좀 쉴 수 있을 거예요
내가 아는 곳이 있어요
그 식료품 가게에서 머물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아실 파팽은 일종의 우울감에 빠져들었다
그는 갑자기 자기 자신이
은퇴를 눈앞에 둔 노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느님 당신의 이름과 영광
세상에 울려 퍼지게 하소서
모든 영혼과 당신의 불쌍한 백성들과
모든 나그네는 당신의 말씀을
찬양하네
모든 땅이 사막이 되어도 주님은 주님이라네
모든 생명이 목숨을 다해도 주님은 주님이라네
사람들이 사라져야 한다면 신성한 하느님이
수많은 사람을 다스리고 하프를 아름답게 연주하리라
높은 산과 깊은 골짜기는 사라진다네
하늘과 땅도 소멸한다네
꼭대기는 존재하지 않으리
주님의 영광만이 수천 개의 마음에서
다시 떠오르리라
전능하신 하느님
당신의 자비가 하늘로 올라가고
당신의 정의는 심해까지 닿으리
디바가 여기 있었군요
파리에 가면 크게 성공할 거예요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시오
저는 건강상의 이유로 이곳에 와 있습니다
식료품 가게에 묵고 있죠
이곳에 사는 아가씨에게
노래를 가르치고 싶습니다
그 아름다운 목소리에 어느 정도 훈련이 더해지면
천사처럼 노래할 수 있을 겁니다
하느님을 찬송할 때 중요한 것이죠
가톨릭 신자입니까?
네, 로마 가톨릭이요 가톨릭 신자죠
들어오시죠, 선생님
아실 파팽 선생님
딸과 이야기 나눴고 나도 허락하겠소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안녕히 가시오, 파팽 선생
안녕히 계세요, 숙녀분들
안녕히 가세요, 선생님
- 곧 봅시다 - 네
선생님!
감사해요
훌륭하군요
당신은 천국의 별이 될 겁니다
당신처럼 노래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당신은 유일한 별이 될 겁니다
다른 이들은 자취를 감추겠죠
황제도 재봉사도 당신 목소리를 들으러 올 겁니다
당신은 부자를 즐겁게 하고 가난한 자에게 위안을 주는
충분한 재능이 있어요
필리파, 파팽 선생에게 배우니 진전이 있더냐?
네, 아버지
내 안의 목소리가 당신을 부르네
내 마음속에서 당신을 부르고 있소
거부하려 하지 마시오
이것은 기쁨의 목소리요
가슴이 두근거리지만 듣고 있지요
나의 기쁨이 두려워요
욕망, 사랑 그리고 의심이
내 마음속에서 싸우고 있다네
나와 함께해요 아름다운 여인이여
마제토는 아직 나를 사랑해요
당신을 위대한 여인으로 만들어 주겠소
내 마음이 흔들리네
이리 와요
우리 함께 손을 잡아요
그래야 할까 하지 말아야 할까
고민하지 말아요 괜찮을 거예요
나의 기쁨이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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