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찬미하여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1633년 주님의 평화
그리스도의 영광
지금 우리에겐
한 줌의 평화도 없는 땅입니다
제가 겪은 일본은 처음부터 어두웠으나
지금처럼 짙은 어둠이 깔릴 줄은 몰랐습니다
지금까지의 진전은 새로운 박해와
새로운 핍박과
새로운 고통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구멍 뚫린 국자로
끓는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고통을 최대한 길게 주려 했습니다
그 한 방울, 한 방울이
마치 불타는 석탄 같았습니다
나가사키 봉행은 수사 넷을 잡아
운젠으로 데려갔습니다
그곳엔 펄펄 끓는 유황 온천이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그곳을 '지옥'이라 부르죠
조롱 섞인 말이겠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관리들은 신부들에게 하느님과 복음을
버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신부들은 배교를 거부하며
오히려 고문을 자청했습니다
믿음의 강인함을 몸소 보이고
하느님께서 함께하심을 증명하겠다며...
그 산에서 33일을 버틴 신부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의 용맹담은
은신 중인 우리에게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우린 두려움에 떨며 숨어 있는 신자들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의 사랑 속에서 더욱 강해질 뿐입니다
페레이라를 잃었네
이게 마지막 서신일세
그게 무슨 말이죠?
자네가 포르투갈에서 올 때 도착한 서신일세
도착하기까지 몇 년이 걸렸지
숨겨 전해지면서
네덜란드 상인 편에 간신히 받았네
다른 소식도 함께
살아 계십니까?
배교했다는 소식일세
주님을 공개 모독하고
신앙을 저버렸네
지금은 일본인으로 살고 있다더군
그럴 리 없습니다
신부님은 목숨을 걸고 선교를 가셨습니다
저희도 그분 덕에 여기까지 왔고요
그분은 우리 중에 가장 강한 분입니다
박해가 절정일 때 작성된 서신이지만
지금은 상황이 훨씬 심각하네
우리가 보낸 신부들이 죽고
수천 명의 사람들이
죽거나 믿음을 저버렸네
아직 확인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아닙니까?
우리의 믿음을 폄훼하려는 모략일지도 모릅니다
그 나라의 박해가 워낙 심하고...
그러니까 저희도 가서 도와야죠
그 후로 연락이 두절된 상황에서
이런 소식이...
뜬소문입니다
사실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네
그게 사실이라면
결국 우리 전체의
패배 아닌가요?
예수회와 유럽 가톨릭교회 전체요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당장 떠나야 합니다
페레이라 신부님을 찾아야죠
허락할 수 없네
어찌 저희 임무를 포기하라 하십니까?
페레이라의 소식을 알아내는 게 임무였지
이제 알았잖나
죄송하지만 이 서신엔
고충에 대한 설명뿐 근황 얘기가 없습니다
어떻게 되셨는지는 모르는 겁니다
그저 추문 하나를 듣고
넘겨짚을 뿐이죠
허락해 주십시오 발리냐노 신부님
저희의 임무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시마바라에서 처형된 신자가
얼마나 되는지 아나?
수천, 수만 명일세
대부분 참수됐지
너무 위험하네
그래도 신앙의 스승을 어떻게 외면합니까?
우리에게 모든 걸 가르치신 분입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지옥에 떨어지시겠죠
네, 그분의 영혼을 구해 드려야 합니다
둘 다 진심인가?
네
그렇습니다
첫 신앙의 열정처럼
주님의 뜻이길 비는 수밖에
믿음의 시련을 주시려는 게지
그 나라 땅을 밟는 순간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걸세
자네들이 마지막일세
두 명의 군대
1640년 5월 25일
그리스도의 평화 하느님은 찬미 받으소서
발리냐노 신부님 지금 이 서신을
언제 완성하고 보낼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끝까지 사명을 다할 테니
끝까지 저희를 믿어주십시오
조심하세요
오늘은 좋은 소식이 있었습니다
신부님께서 소개하신 춘 씨가
일본에 밀입국할 배를 찾아 주고
마카오에 있는 유일한 일본인을 안다며
안내인으로 데려가라고 하더군요
이쪽으로 오세요
드디어 처음으로 일본인을 보게 됐습니다
썩 괜찮은 사람은 아니지만
두 달을 뒤져도 이 사람뿐이더군요
이봐
일어나
어서
일어나
바다에서 표류하는 걸
포르투갈인들이 데려왔죠
발이 묶인 상황이라 집에 가고 싶답니다
정말 일본인입니까?
대답하지 못해! 신부님들이야
기치지로!
널 집으로 데려다주신다잖아
집이 어딥니까?
나가사키
직업은?
시키는 건 뭐든 할 겁니다
어부
우리 말을 압니까?
조금
좋습니다 조금
예수회 신부들에게 배웠을 테니
크리스천이겠군요
아니야!
기리시탄 아니야
잘 안내할 겁니다 이 친구도 신자예요
난 기리시탄 아니야!
기리시탄 죽어
나가사키에서 죽어
들어 봐요
돈을 가져왔어요
우릴 도와주면 고향에 데려다줄게요
일본에 가고 싶어요?
나는
집에 가고 싶어요!
돈 없어도 돼요!
일본은 내 가족의 나라예요
이렇게 빌게요 제발 데려가세요
제발!
데려가 주세요
잘 안내할 겁니다
약속해 주세요
데려가 주세요
약속해 주세요
저 사람
신자일 리 없어
자기도 아니라는데 그 말은 믿어져?
일본인이란 것도 못 믿겠어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이런 자에게도
그것이 주님의 명이죠
그분의 일을 준비할 때면 예수님의 얼굴이 보입니다
베드로에게 말씀하실 때도 그런 표정이셨을 겁니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내 어린 양들을 잘 돌보아라'
그 얼굴에 마음을 뺏기고
커다란 사랑을 느낍니다
가루페와 전 아무 짐도 없이
열정만 가지고 일본으로 갑니다
잔잔하고 거센 바다를 항해하는 동안
박해가 시작된 이래 흘러온 20년을
천천히 생각해 봅니다
일본의 검은 땅은
수많은 신자의 통곡으로 가득 차 있고
신부들의 붉은 피가 강처럼 흐르고 있고
교회의 벽은 무너져 버렸습니다
일본이에요!
우린 목숨을 걸고 믿고 있는 거야
예수님은 더한 자도 믿으셨어
빨리 오세요
가자
이봐요
기치지로! 어디 가요!
기치지로!
우릴 배신할 거야
기치지로!
'네가 하러 온 일을 하여라'
신부님?
서두르세요
시간이 없어요
오세요 어서
여긴 어딥니까?
도모기 촌입니다
일본인가요?
빨리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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