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유령은 존재한다
난 안다
10살 때 처음 유령을 봤다
그건 엄마였다
콜레라로 돌아가셔서
아버진 관을 밀봉하고 시신을 못 보게 하셨다
그래서 작별 키스도 없이
그렇게 헤어졌다
‘주께서 이르시길...’
인사도 못한 채...
‘...내 옆에 앉으라’
그런데
어느 날 밤 엄마가 돌아왔다
내 아가
그때가 오면
조심하거라 크림슨 피크를...
몇 년 후 그 음성을 다시 듣고
그 간절한 경고의 뜻을
비로소 깨달았을 땐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모든 것이...
달달한 벌꿀주 쌉쌀한 맥주 있어요!
“뉴욕 버팔로 14년 후”
벌꿀주랑 맥주 있어요!
사과로 드릴까요?
오븐에서 아침에 나온 겁니다
이디스!
- 앨런, 언제 왔어요? - 2주 전에...
유니스가 말 안 해?
네, 못 들었어요
걔가 런던을 한바탕 휘저어 놨지
여긴 웬일이에요?
2층에 진료실을 차렸어
난 10시에 오길비 씨를 만나 원고를 보여 주기로 했어요
이제 겨우 9시인데?
마음이 너무 급해서요
수정할 것도 있고...
그럼 잠깐 진료실 구경 좀...
작년 가을 앨런을 보러 갔을 때
대영 박물관에서 만났어
- 어머니 - 너무너무 잘생겼어
유니스를 다시 만나려고 누나랑 대서양을 건너왔대
일 때문에 온 거예요
준 남작인가 봐
그게 뭔데?
일종의 귀족이지
소작인 등쳐 먹는 사람이지
작위뿐인 기생충
그 기생충은 굉장한 미남에 춤도 잘 춘단다
물론 넌 관심 없겠지
제 2의 제인 오스틴 양
그 여자 노처녀로 죽었지?
어머니, 그만해요
괜찮아요 전 그보단
메리 셸리가 되고 싶네요
미망인으로 죽은...
또 봐요
쿠싱 양 일찍 오셨네
조금요
유령 얘기라...
부친은 유령 얘기란 말 안 하시던데...
유령 얘긴 아니에요
유령이 등장할 뿐...
유령은 단지 비유예요
비유?
과거를 상징하는...
글씨는 예쁘군요 필체도 자신감 있고...
쿠싱 양
조언 한마디 해도 되겠소?
러브 스토리가 필요하대요
믿어지세요?
그 친구 좀 구식이지
내가 여자라서 그러는 거예요
사랑은 누구나 다 해 여자도...
전 사랑 얘긴 쓰기 싫어요
원고를 끝낸 기념으로 선물을 준비했다
건축가로서
내 경험상
무슨 일이든 도구를 잘 갖춰야 돼
아름답네요
하지만 전 아버지 사무실의
타자기로 치고 싶어요
타자기로?
‘월간 아틀랜틱’ 에 원고를 보낼 건데
제 글씨는 너무 여성스러워서
티가 날 거예요
그건 그렇지
시계의 디자인이
몰딩과도 잘 어울리죠
시간은 걸려도
원고가 더 폼 나 보이겠죠?
그래요
좋은 아침입니다
방해가 됐나요?
카터 에버렛 쿠싱 씨를 뵙기로 했는데...
아, 그 유명하신 분이요?
아마도요
‘준 남작 토마스 샤프 경’
- 곧 오실 거예요 - 감사합니다
늦으신 건 아니죠?
늦는 거 싫어하시는데...
아뇨, 도리어 좀 일찍 왔죠
그것도 싫어하시는데...
엿볼 생각은 없었지만...
이거 소설이군요
- 네 - 누구 글을 치는 거죠?
내일 뉴욕의 ‘월간 아틀랜틱’ 에 보낼 거예요
누군지
꽤 잘 썼네요
- 진짜요? - 흡인력이 대단해요
제가 썼어요
제 원고예요
유령?
유령은 단지 비유일 뿐...
유령은 늘 절 매혹시켜요
제 고향에선
유령을 가볍게 여기지 않죠
토마스 샤프 경
이곳에 오신 걸 환영하오
반갑습니다
내 딸 이디스를 만나셨군
샤프 진흙 광산은
가장 순수한 주홍 진흙을 1796년부터 왕실에 납품해왔죠
이 액체 형태는
미네랄이 풍부하고 가변성이 좋아
단단한 벽돌과 타일을 만들 수 있죠
한데 20년 간의 채굴로
매장지 대부분이 붕괴됐습니다
이건 제가 만든 채굴기입니다
땅을 깊게 파 들어가
진흙을 퍼 올리죠
이 장비는 분명히
진흙 채굴에 혁명을 가져올 겁니다
그만 꺼주시오
본 기계로 테스트 해봤소?
곧 할 겁니다 투자금만 모이면...
그럼 아직은 그냥 장난감이군 이름만 번드레한...
쿠싱 씨...
이미 여러 곳에서 자금 유치에 실패했죠?
런던을 비롯
에딘버러
- 밀라노 - 네, 맞습니다
그리고 이곳까지...
그것도 맞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우리 모두는
정직과 근면으로 성공을 일궜소
물론, 변호사인 퍼거슨 씨는 예외지만
그건 직업 탓이고...
난 철강 노동자로 시작해
건축 일을 하며 돈을 모았소
내 손을
만져봐요
이 거친 손이
내가 누군지를 말해주지
한데 당신은
악수할 때 보니
누구보다도 손이 부드럽더군
미국은 특혜가 아닌 땀으로 일군 나라요
노력과 열정으로...
전 모든 걸 걸었습니다
제 이름과 약간의 땅
그 땅을 일굴 열정!
최소한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서
제게 기회를 주십시오
제 열정도 여러분만큼
뜨겁다는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코르셋이 필요해
아녜요 아주 근사하세요
그래?
아직 한창이세요
그러지 말고 너도 같이 가자꾸나
맥마이클 부인이 신경을 많이 썼나 보더라
귀공자 나리도 납신대
토마스 샤프 말이에요?
준 남작 토마스 샤프 경
그 친구, 유니스한테 관심 있나 봐
그날 엿보는 거 다 봤다
그의 제안이 너무 허무맹랑해서
그렇게 냉정히 거절하신 거예요?
제안 때문이 아냐
그 친구
왠지 뭔가 마음에 안 들어
이유는 모르겠다
그래서 더 기분 나빠
제 눈엔 좌절한 몽상가 같던데요?
그의 옷 보셨어요?
잘 만든 옷이지만 10년은 더 됐겠더군요
나보다 더 자세히 봤구나
구두도 수제품이지만 낡았고...
닥터 맥마이클일 거다
새 차로 날 데리러 온댔어
차도 볼 겸 나와서 인사해
최근에 개업도 했고
또, 널 무척 좋아하잖니
알아요, 아버지
안녕, 마리
어서 오세요, 박사님
안녕하세요, 쿠싱 씨
앨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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