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영화 "도그빌(Dogville)" 프롤로그와 9장으로 구성됨
프롤로그
이것은 도그빌이란 마을의 슬픈 이야기이다
록키 산맥에 위치한
오래된 폐광 옆
막다른 국도 끝에 이 마을이 있었다
주민들은 선량했고
마을을 사랑했다
중앙로의 이름은
느릅나무 길이였는데
느릅나무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건물들은 거의가 추레한 판잣집이었다
톰의 집이 그나마 내세울 만 했다
그날 오후에도 톰의 아버지는
가벼운 라디오 음악에 취해있었다
여러분, 미합중국 대통령은...
톰, 라디오 꺼버려
가끔은 뉴스도 듣고 살아야죠
라디오를 뭣 땜에 샀는데요?
난 쉬고 싶을 뿐이야
흉볼 테면 보거라
의사였던 아버지의
넉넉한 연금 덕에
톰은 편히 백수로 지내고 있었다
톰은 자칭 작가였다
아직은 자질구레한 자료들을
큰 일, "작은 일"로 분류해
서랍에 모아두는 게 전부였지만...
아버지, 주무세요
- 안녕, 톰! - 안녕, 올리비아
내일 회의 잊지 말아요
그럼!
톰은 글쓰기를 미루는 핑계로
마을의 도덕적 개선이 시급한 양
수시로 주민회의를 소집했다
- 꼬마야, 안녕 - 안녕, 톰
안녕, 척
내일 나올 거죠?
자네 도덕 강의는 필요 없지만
안 가면 베라가
들들 볶겠지
저 뼈 누가 줬어? 고기가 붙었잖아
제이슨이요
개한테 고길 줘?
고기가 얼마나 귀한데
또 그랬다간 칼을 뺏길 줄 알아
개는 배가 고파야
도둑을 지킨다고
도그빌에 도둑?
훔칠 게 있어야죠?
험악한 시절이야
어디나 도둑이 들끓지
톰은 글을 쓰는 것도 아니었으나
나름대로 바빴다
남들 눈엔 노는 것 같아 보여도
그는 "캐고" 있었다
바위보다 단단한
껍질 속에 파묻힌
인간의 영혼이라는 영롱한 보석을!
- 안녕, 마사 - 안녕, 톰
모두 온다니까 의자 준비해요
준비됐어요
근데 오르간을 사용하려면
교구 목사의 허가가 필요해요
오르간은 필요 없어요
찬송가 없이도 경건할 수 있어요
곧 7시니까 종 칠 준비해요
매일 그렇게 갈면
흙이 몸살해요
흙은 생명의 근원이에요
잔소리 그만 해
내 맘대로 갈 거야
그래, 다 망쳐 놔!
톰하고 같은 생각이에요
내 파이 먹고 싶지?
두 말 하면 잔소리죠
그럼 밭일에 관해 누가 옳지?
억지는 안 통해요
언니가 졌어
넌 좀 빠져
- 벤, 내가 열게요 - 고마워, 톰!
운송업은 어때요? 여전히 죽 쓰나요?
운송업을 비웃지 마
7시 정각이 되자 마사가 종을 쳤다
톰이 친구인 빌과 장기 둘 시간이었다
빌은 기술자가 되기엔
자신이 모자라단 걸 잘 알고 있었다
계곡 아래의 교도소 짓는 소릴 듣다가
톰은 또 한 번 빌을 패배시키러 갔다
그가 빌에게 가는 진짜 이유는 사실
빌의 누나 리즈 때문이었다
그녀는 계곡 너머의 지평선처럼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었다
리즈의 매혹적인 곡선미는
달콤하고도 고통스러웠다
- 안녕, 리즈 - 안녕, 톰
이렇게 매일 와야겠어?
재미있는 사람도 늘 보면 질린다고
여기 남자들 정말 짜증나
약혼자가 볼더에서 직장만 구하면
끈적한 시선들과도 안녕이야
빌은 안에 있어?
항상 있잖아?
걔는 공부하고 난 컵 닦고
똑똑한 쪽은 난데 말이야
- 안녕, 아줌마 - 안녕, 톰
장기 둘 시간이야
벌써?
종 울렸잖아?
늘 그렇듯 빌은 장기를 안 둬 보려고
주민회의로 화제를 돌렸다
별 문제없잖아
그렇지 않아
지금 이대로 괜찮다면?
뭐가 괜찮아?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게 있어
실례를 들어서 일깨워줄 작정이야
어떤 실례를?
글쎄
수용의 미덕을 일깨울 "실례"로선
어떤 "선물" 같은 게 좋겠지
누가 왜 우리한테 "선물"을 주겠어?
좀 더 생각해 봐야지
잠깐
말 하나가 없어서
못 두겠는 걸
내 머린 못 당해
잘 있어
제 1 장 톰이 총소리를 듣고 그레이스를 만나다
오늘도 톰은 빌을
싱겁게 이겨버렸다
집에 가는 길에 비바람이 불어왔다
톰이 느릅나무 길을 지나서 집으로 걸어 왔다
그는 회의에서 "수용"에 대해 설득하려 해도
실례 즉 "선물"이 없었다
하늘이 "선물"을 뚝 떨어뜨릴 리도 없었다
분명 그건 총소리였다
의심할 것도 없었다
건축현장의 항타기 소리가 아니었다
그 소린 캐뇬 도로 쯤에서 들려왔다
귀를 기울였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톰은 좀 실망한 채 벤치에 앉았다
잠시 위기감을 느꼈지만
금새 좋아하는 몽상에 빠져들어
작가로 유명해진 자신을 상상했다
그의 책은 영혼의 정화를 설파하여
수많은 독자들을 감화시키고
인류 앞에 새 삶을 제시했다
쉽지는 않았으나,
그의 사상이 수용 될 수 있었던 건
대단히 설득적인 테크닉 덕분이었다
그것은 "실례"였다
끝없이 이어지던 톰의 상상은
갑작스런 소음에 뚝 끊겼다
모세가 짖고 있었다
그러나 평소와는 다르게 들렸다
짖는다기 보단 으르렁거렸는데
산짐승 때문은 분명 아니었고
뭔가 강한 기세에 눌린 것 같았다
아가씨!
나라면 안 올라갈 거요
이 산을 잘 아는데 자살행위에요
떨어지기 십상이죠
다른 길이 있나요?
예
어디요?
조지타운 쪽으로 다시 내려가세요
왜 산을 넘으려 하죠?
총소리와 관계있나요?
도와줘요
- 제발! - 폐광에 숨어요
저기로!
길이 또 있나?
여기가 끝이죠
조지타운 쪽으로 되돌아가세요
여긴 도그빌이란 곳이죠
진짜 웃기는 이름이네
- 누굴 좀 찾는데 - 누구를요?
보스께서 보자시네
젊은이, 여자를 찾고 있는데
여기로 들어왔을지 몰라
내겐 소중한 사람이라 걱정되네
누가 왔다면
모세가 짖었겠죠
낯선 이를 경계하거든요
똑똑한 개로구먼
내 명함일세
외부인을 보거든
연락 주게
보상은 두둑이 할 테니
고맙습니다, 근데...
당신이 총을 쐈나요?
다 갔어요
나와도 돼요
등산하기 전에 커피 좀 들래요?
좋아요
아름다운 도망자의 이름은 그레이스
그녀는 도그빌에
우연히 들어왔지만
톰은 운명이라고 느꼈다
뼈는 이리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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