لومړۍ 200 کرښې.
2013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계속 본론을 벗어날까? 아마 그러리라'
'안 그럴 수가 없다'
'생각이 꼬리를 문다 난 여자고 이건 내 이야기다'
'그 말을 새겼다면'
'내가 지금 그 특권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리라'
잠깐, '난 여자고'부터 다시 읽는데
이번엔 머릿속으로 이렇게 되뇌어봐
'난 여자고'는 사실이다
- 알겠니, 사이다? - 네
거기서부터 이야기는 네 것이고
사실인 거야
'난 여자고 이건 내 이야기다'
'내게 관심을 보인 남자애들 중'
'한 명이 눈에 띄었다'
'저절로 눈이 그에게로 끌렸다'
'바라보는 것 자체가 행복인 줄 알지도 못한 채'
'다른 애들하곤 놀았어도 그 애하곤 못 그랬다'
'그저 쳐다보는 데 빠져서 마음에 들 생각도 안 했다'
잘했어, 사이다 마엘리스?
'첫사랑은 이처럼 순진하게 시작되나 보다'
'너무 달콤하기에 잘 보일 욕망마저 잊는다'
'그 애도 남다른 눈길로 날 지켜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보다 더 수줍고 사려 깊은 눈길이었다'
'우리 사이엔 뭔가 더 엄숙한 게 있었다'
'다른 남자들은 대놓고 내 매력을 예찬했고'
'그도 그걸 모르는 건 아니었겠지만'
'난 너무 혼란스러워서 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 자신에 대해선 또 어떤지 알 수 없었다'
'드디어 성당을 떠나면서 난 천천히 나왔고'
'걸음을 늦췄던 것 같다'
'떠나는 게 아쉬웠다'
'가슴 한구석에 구멍이 뚫리는 것 같았다'
'그 자리가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몰랐다고 했지만 알았는지도 모른다'
'떠나면서 그를 보느라 뒤돌아봤으니까'
'그래서 뒤돌아보는지 그때는 몰랐지만'
거기까지
가슴 한구석에 구멍이 뚫린다는 게 뭘까?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고 길에서 스칠 때
우연히 부딪친 사람과 저절로 시선이 오갈 때
한눈에 반했을 때처럼
가슴엔 뭔가 보태질까? 빠질까?
- 후회감요 - 엘리
- 후회감? - 그 사람에게
말을 걸지 못한 후회감
- 네겐 후회감이다? - 네
- 좋아 - 후회예요
후회란 가슴에서 빠지는 거겠구나
가슴 속에서 빠진 걸 채우지 못한 후회감이죠
좋아, 엘리
다음 시간엔 오늘 읽은 부분을
'클레브 공작부인'과 비교해보자
특히 공작부인이 느무르와 처음 만나는 부분
거기서 여러분이 생각해줄 건
이들의 만남이 상징하는 운명적 인연에 관해서다
예를 들어 한눈에 반하는 사랑 같은 거
솔직히 섹스, 기회만 되면 하겠지만
몇 달을 기다리진 않아
4일이면 충분해
누가 섹스하려고 몇 달씩 기다려?
걘 좀 우유부단한 게 탈이야
'좀'이랬냐?
1시간 내내 앉아있었어!
얘들아, 잠깐
토마스가 널 본다
뒤에?
안 볼 때 지금 돌아봐
계속 쳐다본다
전에도 그랬어
너한테 뻑갔나 봐
- 몰랐어? - 그럼 몰랐지!
농담해? 내 눈엔 확실한데
늘 이렇게 여럿인데 누군지 알게 뭐야?
곁눈질한다, 봐봐
그럴 리가
- 넌 잘할 수 있어 - 뭘?
몰라서 물어? 설마 카드놀이겠어?
너희 둘 다 마음이 있는 게 분명해
멋있잖아 완전 할 수 있어
진짜야 너한테 뿅 갔어
넌? 맘에 들어?
생긴 거 말이야
- 그냥 괜찮아 - '그냥' 이상이지
그렇다고 브래드 피트도 아니잖아
거의 그 수준이야
진짜
학교엔 워낙 없으니까
그래, 어떻게 됐어?
전화했길래 끊었지
이제 갔다
맹세코 잘된다니까!
돌아보지 마, 아멜리
눈치하고는
쟤 남친 봤어 나쁘지 않아
위고?
완전 귀여워
뱅상 쫑내고 이젠 위고야?
뱅상은 동생 짝이야
킹칸데?
더 있어요?
맛있어요
더 먹을래?
고마워
- 앉아도 돼? - 네
- 날씨 꽝이네 - 칙칙하네요
무슨 책?
마리보의 '마리안의 일생'
발표가 있어요
- 재밌어? - 많이
- 2학년? - 네, 거긴?
3학년, 과학 계열
재밌어요?
재밌다기보다
수학을 좀 잘해서
졸업한 담에는요?
음악 쪽으로 가려고
음반사 차리고
신인 발굴해서 제작 등을 해보려고
그럼...
- 연주도? 제작만? - 연주도 해
무슨 악기?
드럼도 하고
기타랑 피아노도...
프로는 아니지만...
어디서 배웠죠?
비디오 보면서 혼자...
들으면서
- 악기 해? - 아뇨
하고 싶어도 이론부터 하래서요
적성에 안 맞아요
끔찍하지
엄마 성화에 갔다가 혼났어
그 후 10년째 담쌓았어
어떤 음악 들어?
다요
레게, 집시음악
클래식, 더브 스텝...
다요, 유일하게 싫은 건 메탈, 하드 록
긴 머리에 소리 지르는 거요
가사, 멜로디도 없고 내 취향은 아녜요
거슬려요 다른 건 다 좋고
이런!
왜요?
왜냐면, 사실은
내가 하드 록 전문이거든
진짜, 농담 아니고
하드한 거에 빠졌어
하드록, 하드 메탈 등
네 말대로 소리 지르는 거
내 음악 싫겠다
그냥, 긴 머리에 괴성이 떠올라서
난 합격이네
선배 음악은 다르겠죠
미안해요
- 농담이야 - 하드 안 해요?
그것도 모르고
횡설수설 곤란해했잖아요
정말 다 긴 머리라고 생각해?
거의 다요
내 전문은 아니지만 그건 사실과 달라
전문도 아니면서?
내 음악 들려줄게
네, 좋아요
그럼 널 다시 볼 수 있겠지
미안해요
- 안녕 - 안녕
- 늦어서 미안해요 - 괜찮아
지하철 땜에
오래 기다렸어요?
뭐 할까요?
글쎄, 좀 먹을까? 와플이나 크레페?
바깥에 앉자
- 대신 샌드위치로요 - 가자
네 덕에 주말에 뼈 빠졌다
왜요?
'마리안의 일생'
- 읽었어요? - 시작은 했어
어때요?
어려워, 진도가 안 나가
별로군요?
그런 두꺼운 책은...
주눅이 들거든
얇아도 두 쪽만 읽고 내려놓을 수도 있는데
이건 싫어할 수가 없어요
싫다는 게 아니라
그 모든...
어휘, 긴 문장들 구식 문어체가...
묘사가 많죠
여자의 입장에서 감정을 잘 탐구해요
네 덕에 좋아질지도 몰라
완독해보려고
좋아하는 책은 있어요?
좋아서 끝까지 읽은?
책을 안 읽어
좋아서 끝까지 읽은 책이 없어요?
단 한 권도?
딱 한 권 있는데
스스로 읽은 건 아니야
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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