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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클레이머' DISCLAIMER
"6장"
사실 난 불안했다
로버트가 우리를 두고 런던으로 돌아간 날
난 로버트가 가지 않길 바랐다
닉이 태어나고 처음으로 단란한 시간을 보냈으니까
하지만 가족과 일 사이에서 선택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바다는 눈부셨고 태양은 밝게 빛났지만
나 혼자 그곳에 있고 싶지 않았다
"응급실"
가자
출발해
- 괜찮으세요? - 빨리 와요
- 고마워요 - 네
니콜라스?
맙소사
로버트? 일어나
로버트
로버트, 일어나
일어나라고
미치겠네
일어나 봐
닉 어디 있어?
- 무슨 짓이야? - 닉 어디 있어?
몰라, 친구랑 있겠지
어디 있는데? 닉을 찾아야 해
어제 출근하고 저녁 먹으러 안 왔어
- 스물다섯 살이니 그럴 수 있지 - 아니
새벽 4시에 나한테 전화했는데 지금 연락이 안 돼
- 내 전화를 안 받아 - 실수로 걸었나 보지
- 아니, 상태가 안 좋았어 - 그러셔?
- 울고 있었다고 - 그래?
아무 말도 안 하고
- 그냥 흐느끼더라 - 진짜로?
닉
그래, 아빠야
일어나면 전화 줘 네가 살아 있나 궁금해서
사랑한다, 끊어
- 닉이 아는 거야 - 뭘?
애한테 뭐라고 했어?
- 나에 관해 뭐라고 했냐고 - 아무 말 안 했는데
말할 생각이긴 해
늦었어
- 누가 먼저 말했으니까 - 무슨 뜻이야? 누구?
그 미치광이가 닉한테 접근했어
뭐? 닉을 구하려다 익사한 남자의 아버지 말이야?
- 그 청년의 아버지? - 안 돼
당신이 같이 뒹굴고도 우리 애를 구하고 죽은 뒤에
만난 적 없다고 부인한 남자의 아버지?
그 미치광이 말하는 거야?
- 당신 대단하다 - 모르겠어?
우리 아들이 지금 위험해
상태가 심각했어
나 무서워
당신 평판 때문에 무섭겠지
닉은 결국 알게 됐을 거야
내가 말했다면 좋았을걸 싶은 거지
이건 당신 잘못이야 당신 책임이라고
- 누구 잘못을 따질 게 아니야 - 뭘 기대했는데?
닉 반응이 어떨 줄 알았는데?
당신이 닉의 엄마였잖아 다 당신 책임이야
- 닉한테 관심도 없어 놓곤! - 비밀번호 알아?
어린 놈한테 빠져서
- 애를 해변에 혼자 뒀어 - 비밀번호 아냐고
- 수영도 못 하는 애를! - 비밀번호가 뭐야?
닉은 수영도 못 했어
- 비밀번호나 좀 알려 줘! - 몰라
닉의 사생활을 존중하니까 부모라면 응당 이러거든
닉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데?
당신은 닉 엄마였잖아
닉을 보호해야 하는 건 당신이었는데
당신은 애를 내팽개치고...
또 담배를 피워 알았어?
20년간 떠나 있었으면서 부모 노릇 지적하지 마
뻔뻔한 것도 유분수지
난 그동안 놀았어?
맙소사 일 잘렸어
뭐? 그럴 리가
그러면 온종일 어디 있었던 거야?
누구랑 있었는지 짐작은 돼?
친구들?
난 닉한테 친구가 있는지도 몰라
당신은 알아?
닉이 여자 친구 얘기를 했어
난 만난 적 없고 이름도 몰라
나는...
여자 친구가 존재하는지도 모르겠어
안 돼, 안 돼
닉?
닉이야?
네?
낸시가 조나단과 캐서린 사이에 있었던 일을
놀라울 정도로 자세하고 정확하게 묘사했지만
물론 100% 진실은 아니었다
그게 작가의 일이다
예를 들어 조나단이 여자 친구와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 건
낸시가 건드리지 않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샤가 빨리 돌아온 이유는 바꾸었다
그 일식 기억해?
잉글랜드에 한 세기에 한 번 개기 일식이 일어나는데
하필 날이 흐렸어
아깝지
영국다워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개기 일식을 볼 마지막 기회였다고
다음 일식을 보면 되지
- 여행 가면 돼 - 마다가스카르로?
- 안 될 것 없지 - 말이 돼?
생각을 하고 말해
그만 노닥거리고 저 망할 냉장고 좀 어떻게 해 봐
미치겠다고
- 여보세요 - 안녕하세요, 낸시
안녕하세요, 엠마 반가워요
그렇군요
아뇨, 몰랐어요
뭐 그건 걔들이 해결할 일이죠
확대 해석 하지 말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우린 모르잖아요
아뇨, 당신 딸이 과장해서 말하는 거지...
말도 안 돼요
아뇨 그건 말이 심하네요
그럴 필요 없어요, 엠마
대화 즐거웠어요 전화해 줘서 고맙네요
끊어요
뭐야?
뭔데?
- 무슨 일이야? - 사샤네 엄마 엠마였어
사샤가 런던으로 돌아왔대
언제...
조나단이랑 싸우고 왔다나 봐
걔 진짜 몹쓸 애야
저 소리 거슬리는데 안 고칠 거야?
사샤의 이모는 죽지 않았다
그래서 사샤가 집으로 온 게 아니었다
그 책은 소설이었지만
진실의 족쇄를 풀어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다
감염성 심장 내막염 합병증으로 뇌졸중이 왔어요
뇌졸중요?
- 뇌졸중이 왔다고요? - 마약을 하면
- 꽤 흔해요 - 맙소사
닉은 괜찮을까요?
지금 안정됐지만
깨어나 봐야 손상 정도를
- 알 수 있어요 - 손상이라니
- 그게 무슨 뜻이죠? - 신경 손상요
어떤 신경 손상요?
운동, 인지, 언어
함부로 추측할 순 없지만요
현재 안정됐으니 지금은 거기에 집중하죠
선생님
- 죄송한데... - 언제 깨울 계획이세요?
오늘 중으로 검사 몇 개 더 하고 다 괜찮으면
내일 깨워 볼게요
- 완전히 회복하겠죠? - 네, 회복할 수 있어요
가능성이 얼마나 되나요?
다른 케이스도 많이 보셨을 텐데요
저마다 다르고 정말 죄송하지만
기다리는 게 최선이에요
캐서린과 로버트는 무의미한 질문을
계속했다
다른 답을 듣길 바라며 계속 물었다
- 그들이 듣고 싶은 답 말이다 - 선생님
- 죄송하지만 이만... - 네
-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당신이 먼저 들어가 봐
니콜라스가 늘 요절할 운명이었는지
궁금하다
이미 한 번 목숨을 건졌지만
이번에는 운이 따르지 않을까 봐 걱정한다
로버트의 머리는 혼란으로 뒤죽박죽이 됐다
니콜라스가 입원한 걸 보니 죄책감과 불안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 감정들도 아내와 불륜을 저지르고
자기 자식을 구한 청년을 향한 질투를
잠재우지 못한다
로버트를 영원히 무력하게 할 순교자
그 전날 스티븐 브릭스톡과 나눈 대화도
생각한다
그 사람의 겸손함과 소박함
너그러운 아량과 동정심
스티븐과 그 아내가 유일하게 바랐던 게
그들의 아들이 살리려고 한 아이를 만나는 것이었다
- 찾았나요? - 그래
- 괜찮아요? - 뭐...
제가 유저네임과 비밀번호를 입력했어요
도움을 클릭해서 계정 삭제 방법을 알아보고
계정을 영원히 삭제하면 돼요
그래, 계정 삭제 이유를 물어보네
뭐라고 적을까?
아무 말이나 적어요
사생활 침해 염려라고 하지
삭제하면 복구가 안 된대
네, 아쉽긴 해요
제 최고의 작품인데요
비밀번호를 다시 입력하세요
'확인해 주세요'
'정말 계정을 삭제...'
"죄송합니다 이 페이지는 접속이 불가합니다"
조나단의 계정을 없애려니 슬펐지만
이제 내 흔적을 말끔하게 없앨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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