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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의 꿈
예전에는 구세계로 통하는 길이 있었다
낯선 오솔길 숨겨진 통로를 지나
모퉁이를 돌면 불현듯 마주치게 되는
심오한 미스터리
그것은 만물의 근본이었다
이제 그 구세계는 사라지고 없다
두루마리처럼 말아 어딘가에 치워놓았다 해도
아직도 그 반향을 느낄 수 있다
끝났다!
그의 이름은 로버트 그레이니어
아이다호주의 바너스페리라는 마을 인근에서 80년 넘게 살았다
바다 자체는 본 적이 없으나 태평양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서부 지역에 갔던 적도 있었고
동쪽으로는 몬태나주 경계를 넘어
64km 지점의 리비까지 가보았다
아이다호주 프라이
아이다호주의 프라이란 곳에 혼자 보내졌던 것이
그의 나이 예닐곱 때였다
태어난 해나 날짜에 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친부모를 어떻게 잃었는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100가구가 넘는 중국인 가정이 추방당하던 모습이
그에게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기억의 한 장면이다
그레이니어는 아무렇지 않게 자행되는 폭력에 어리둥절했다
이리 올라와 봐
부탁이야 젊은 친구
난 무릎 뒤를 칼로 베었어
'큰 귀' 앨이란 녀석 짓이지
말하자면 난 이미 죽었어
불쑥 떠오를 때마다 기억에서 밀어낸 장면들이 있었다
10대 초반에 학교를 그만둔 뒤로
방향도, 목적도 없이 20년을 흘려보냈다
좀처럼 관심 둘 곳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으나
글래디스 올딩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글래디스는 여자라면 누구나 그러는 줄 알 만큼
선뜻 자신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그게 맞는지도 모르지만
안녕하세요
여기서 처음 뵙네요
그렇죠 저는 여태...
- 처음 오셨어요? - 네, 사촌이 데려왔어요
형수가 무척...
아, 저는 로버트입니다
저는 글래디스예요
반갑습니다
반가워요
그레이니어는 갑자기 교회에 부쩍 관심이 생긴 자신을 발견했다
석 달도 안 돼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지금은 세상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무슨 생각 해?
글쎄...
우리 결혼해야겠다는 생각
왜?
우린 이미 부부야
사이를 증명할 예식만 치르면 돼
우리 오두막에는 강이 보이는 창을 내자
좋아
개 한 마리는 있어야지
난 항상 개를 갖고 싶었어
좋아
들어가서 문 열어줘
알았어
- 안녕하세요, 들어오세요 - 참 근사한 집이군요
들어가도 될까요?
이렇게 멋질 줄이야
침대는 여기 두자
저쪽을 보게
그리고
창문?
응, 여기에
여기 하나 더
내 이름 한 번만 더 불러줘
당신이 부르면 너무 좋아
그 소리가
로버트
그레이니어의 삶에 갑자기 의미가 생겼다
있는 힘을 다해 강을 거슬러 올라가기만 하다가
마침내 방향을 틀어 순항하는 것만 같았다
부부는 4,000㎡ 땅에 오두막을 짓고
모예이강 가에 터를 잡아
둘만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 시절 그레이니어는 품을 팔러 멀리 떠나곤 했다
들어본 적 없는 머나먼 땅에서 온 남자들과
어울려 일했다
상하이며 채터누가 같은 지명이었다
쉽게 빗장을 풀고 임시지만 가족이 되는 이들 틈에서
그는 안도감을 느꼈다
그러던 1917년 여름
스포캔 국제 철도에서 짓는
로빈슨 협곡 다리 공사에 가게 된다
철도 노동자들과는 처음으로 같이 일했는데
오지 않을 걸 그랬다며 후회했다
좋아, 얘들아 저기 있다
목재 작업 하는 젊은 애야
저기 있군요
가서 잡아
여기로 끌고 와
야, 가자
끌고 와
왜 그래?
올라와
- 너야, 너! - 가만히 있어
뭘 어쨌다고 그래?
하나, 둘
위까지 올라와! 그렇지!
끌고 가 쭉 데리고 가
뭘 어쨌다고 저러지?
나도 모르겠어
뭐야?
- 맙소사 - 뭐 하는 거야?
이 골짜기의 주인이 누구인지 너희가 증명했다
너희가 스포캔 국제 철도를 구했어
이 협곡을 지나가려면 18km를 우회해야 했었지
너희가 이 나라에 새로운 길을 뚫었다
이집트의 대피라미드에는 못 미쳐도
제법 놀라운 과업을 달성했다고 본다
세월이 흐른 후 콘크리트와 강철로 만든 다리가
16km 상류에 건설돼
이 다리는 쓸모가 없어졌다
이제
다리가 버티는지 보자
보고 싶었어
안녕
글래디스
세상에
맞아
이런, 조용
방금 재웠어
혹시...
가서 만나 봐
그새 많이 컸어
점점 당신이랑 닮아가
우리 중 한 명한테는 마음을 열었나 봐
이번에는 손가락 부러진 데 없어?
없는 것 같아
이렇게 일찍 도착할 줄 몰랐어
도저히 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어
이거 봐
앞서 보낸 게 있어서 이렇게 많이 가져올 줄 몰랐어
마지막이 베기 쉬운 숲이었어
오늘 저녁은 거창하게 차려야겠어
너무 무리하지는 마
이러지 말고 가자 보여줄 게 있어
예전에 일했던 사람들도 왔어?
응, 오리건 공사 때 봤던 두 명을 만났어
그 사람들이 재미있는 이야기 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얘기는 재미있었지
촛불을 보고 있네 이거 봐
저거 봐 보이니?
참 멋지지?
안녕 아가야
그래
당신은 내가 먹여줘야겠지?
닭 좀 줘
오, 그만
자는 게 좋겠지?
그래
어때?
요람이 웃기게도 생겼네
통발이야!
요람이라니
로버트...
아기 때문에 깼어?
울어서?
많이 울진 않았어
배고파서 깼네
뭐 때문에 우는지 전부 알아?
거의 다 알걸?
애가 아는 건 얼마나 될까?
글쎄
강아지 정도는 알까?
강아지야 엄마 젖만 떼면 독립해서 살 수 있지
아기는 젖 뗀다고 엄마 떠나서 혼자 못 살아
아기가 말을 배우기 전에 강아지는 훨씬 많은 걸 배워
기껏 몇 마디 배울 사이에
개도 집에서 키우면 말은 조금 알아들어
최소한 아기만큼은 알 거야
어떤 말?
당신 목소리 들으려고 자꾸 묻네
뭐가 있을까
가져와
이리 와
누워, 앉아
굴러
할 줄 아는 동작이라면 다 알아
내가 아빠라는 걸 우리 딸이 알까?
당연히 알지
마음으로 알아
자기가 안다는 사실 자체를 아직 모른다고 해도
걱정하지 마
아빠 노릇 할 시간은 충분할 거야
자기가 집에 오니까 좋다
사라지지 않으면 좋겠어
네 거야
그래
- 아니야, 먹지는 마 - 좋은 냄새가 나지?
죄송해요 잠깐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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