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ensimmäistä riviä.
세상엔 세 종류의 사람이 있지
꼭대기에 있는 자
바닥에 있는 자
추락하는 자
48층이야
- 구덩이군요 - 그래
구덩이
그리고 월초지
이제 문제는 뭘 먹을 것인가야
뭘 먹죠?
뻔하지, 위층 사람들이 먹다 남긴 거
- 위엔 누가 있는데요? - 뻔하지, 47층 사람들
저는 고렝이에요
그쪽에 있어
고렝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하긴…
통성명은 해야겠군 오래 같이 있을 테니
또 모르지, 짧을 수도 있고
난 트리마가시라고 하네
이 구덩이가 뜻하는 게 뭔지 아세요?
뻔하지, 식사야
배정된 위치에 따라
편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해
다행히 48층은 꽤 괜찮은 층이야
밑엔 몇이나 있죠?
뻔하단 말은 그만하시고요
조만간 수가 많이 줄겠지
저기요! 내 말 들려요?
아랫사람들에게 말 걸지 마
- 왜요? - 밑에 있으니까
윗사람들도 대답 안 할 거야
- 왜요? - 위에 있으니까
여기 계신 지 오래되셨나 봐요
몇 달 있었지 몇 달, 또 몇 달
다시 말하지만 48층이면 아주 좋아
운이 좋은 거야
이 좋은 층에서 얼마나 있게 될까요?
정확히 한 달인데 그때 가봐야지
이게 마지막 대답이야 말하면 기운이 빠져
필요 이상의 정보를 줄 때면 더 피곤해
공평하지도 않고
지금부터는
자네가 주는 정보만큼만 얘기해줄 거야
빨간불이 꺼지고 녹색불이 켜졌어요
방금 정보 드렸잖아요
그러니까 저한테도 주셔야 공평하죠?
왜 빨간불이 꺼지고 녹색불이 켜졌죠?
누가 이미 먹은 거잖아요
뻔하단 말은 안 해도 되겠군
역겨워
그러면…
한 층에 두 명씩 위로 47층이니까
우린 94명이 남긴 찌꺼기를 먹는 거예요?
걱정 마
이번 달 지나면서 위에도 사람 줄어들어
- 안 먹을 거야? - 생각 없어요
후회할걸
근데 왜 나중에 위에 사람이 줄어요?
나도 8층에 있을 땐 모르고 있었어
와인이군!
위에 이슬람교도가 많고 술꾼이 적은 모양이야
평소에 술은 여기까지 안 와
정말 안 먹어?
나중에 먹게요
왜 그러셨어요?
아랫놈들 먹으라고
윗사람들도 이랬을까요?
뻔하지
개새끼들
- 덥지 않으세요? - 더 더워질 거야
더요?
잠시 후면 숯덩이가 될걸
왜요?
자네 때문에
온도가 계속 오를 거야 방법이 있다면…
- 있다면? - 사과를 버리는 거지
음식은 플랫폼이 우리 층에 왔을 때만 허락돼
갖고 있으면 타 죽을 때까지 이러지
얼어 죽을 때까지 추워질 때도 있고
젠장
아시겠습니까?
아시겠느냐고요
네?
들어가면 합의된 기간이 끝나기 전엔 못 나와요
그러면 저는 합격인가요?
아직 아니에요
제 아이템으로 책을 골라도 되나요?
뭐든 가능해요
"맨 오브 라만차 돈키호테"
제가 왜 왔는지 말씀드릴게요
뭐하러?
그래야 영감님의 사연도 들을 수 있으니까요
담배 끊고 '돈키호테' 읽으려고요
하나 가져가도 된다길래 이참에…
제 발로 들어왔다고?
6개월 버티면 학위 하나 준대요
학위?
학위라고?
그러면 난 1년 됐으니까 두 개 줘야지
왜 오셨어요?
저 친구는 주고 난 안 줘?
물러서는 게 좋아
- 오늘도 안 먹어? - 안 먹어요
아깝게
팔자 좋은 소리 하네
여기 온 이유를 말씀 안 하셨어요
말씀해보세요
앞으로 '뻔하다'란 말 안 쓰겠다고 약속하면
집에서 TV 광고를 보는데 칼갈이를 파는 거야
'어떤 칼날도 문제없는 사무라이 맥스'
'이 칼을 보세요'
'너무 무뎌서 스펀지도 못 잘라요'
'하지만 사무라이 맥스로 갈아주면'
'이 벽돌 같은 것도 자를 수 있죠'
진짜 벽돌을 놓고 자르더라고
그리고 주부들이 몇 명 나오더니
사무라이 맥스로 인생이 달라졌단 거야
'토마토도 안 잘리고'
'빵을 잘라도 다 뭉개졌는데'
'사무라이 맥스가 우리 인생을 바꿔줬어요'
난 토마토 껍질도 안 벗겨 먹고
빵은 잘라놓은 걸 사다 먹었어
그리고 식칼로 벽돌을 자를 일은 없잖아
근데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난 왜 칼을 안 갈지?'
'내가 칼을 안 갈아서 인생이 엉망인가보다'
'사소한 것들을 챙기지 않아서'
- 사소한 것들 말이야 - 그래서 사셨어요?
- 뻔하지 - 그다음은요?
칼을 갈아서 누구 멱이라도 땄어요?
칼갈이를 사고 다음 광고를 봤지
똑같은 놈이 똑같은 주부들을 데리고 나오더라고
뭘 팔았는지 알아?
벽돌을 잘라도 날이 안 상하는 칼
아무리 써도 무뎌지지 않는 칼
그 칼 이름이 뭔지 알아?
사무라이 플러스
자네도 샀어?
- 아뇨 - 농락당한 기분이었지
그 사소한 일…
그 사소한 일을 못 참았어
TV를 들고
창밖으로 던졌는데
어떤 불법체류자 위로 떨어졌어
그놈이 죽은 게 내 잘못인가?
이 나라에 있으면 안 될 놈이잖아
사람을 죽여서 잡혀 온 거예요?
정신 병원과 구덩이 중에 선택하라고 했어
그래서 왔지
근데 학위 같은 건 얘기도 없더라고
여기 몇 층이나 있어요?
몰라
132층은 넘겠지 거기 있었거든
132층요?
그 아래로도 한참 있어
- 거기까지 음식이 가요? - 전혀
음식 없으면 30일도 못 버텨요
내려온 음식이 없었을 뿐 아무것도 안 먹진 않았어
그리고 음식 없어도 30일은 버텨
두 달 연속 낮은 층에 배정되면 문제지만
위층에 말해줘야겠어요
뭐하러?
음식 배분하자고 얘기해야죠
46층에 알리면 거기서 45층으로…
자네 공산주의자야?
음식을 나누는 게 공평하잖아요
위에서 공산주의자 말을 들을 거 같아?
그러면 아래부터 시작하죠
이봐요, 49층! 내 말 들려요?
다음엔 와인이나 남겨 개새끼들아!
와인 처마셔라, 새끼들아
밑에 있는 놈들은 우리 밑이야
- 다음 달에 처지가 바뀌면요? - 우리가 오줌 뒤집어쓰겠지
개자식들
전 책을 선택했어요
뭘 선택하셨어요?
뻔하지
사무라이 플러스
그거 질리지도 않아요?
신기하단 말야
쓸수록 날카로워져
- 사람이었어요? - 당연히 사람이지
와인도 부족한데 술꾼이면 좋겠군
위쪽으로 올라가면 음식은 맘껏 먹지만
더는 기대할 게 없지
그래서 생각만 많아져
다들 구경만 할 거예요?
중간층에 머물길 비는 게 좋아
자넨 위로 올라가면 뛰어내릴 부류 같군
밑에선 배짱이 없어 문제일 테고
무슨 배짱요?
오늘 밤에 책 좀 읽어주겠나?
요샌 통 잠이 안 와 TV가 그립군
몇 층에 계셔보셨어요?
처음엔 72층에서 깨어났지
그다음엔 26층, 78층, 43층
11층, 79층, 32층, 8층
지난달엔 132층에 있었고
- 지금은 여기지 - 누구랑 같이 계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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