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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내지빠귀 죽이기
메이콤은 케케묵은 옛 도시란 걸 1932년에 처음 알았다
당시는 무척 더웠다
빳빳한 와이셔츠 칼라는 아침 9시면 풀기가 빠졌고
여자들은 오전과 오후 3시 낮잠 후에 목욕을 했다
저녁 무렵이면 소금에 절인 배추처럼 늘어졌다
하루는 24시간이지만 훨씬 길게 느껴졌다
서두를 일도, 갈 곳도, 살 것도... 살 돈도 없었다
메이콤 카운티는 두려움 자체 말고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해 여름 난 여섯 살이었다
- 안녕하세요, 커닝햄 아저씨? - 안녕?
아빠는 옷 입고 계세요 제가 불러 드릴까요?
아니다 그럴 거 없어
아저씨를 보면 기뻐하실 거예요
애티커스!
애티커스! 커닝햄 아저씨예요
오셨습니까, 월터?
안녕하세요, 핀치 씨? 부르지 말라고 했는데...
호두를 가져왔습니다
고마워요, 지난주에 주신 콜라드도 맛있었어요
- 그럼, 안녕히 계세요 - 잘 가요, 월터
다음에 커닝햄 아저씨가 오시면 부르지 않는 게 좋겠구나
- 고맙다고 인사해야죠 - 그건 그런데
인사를 받으면 당황스러운가 보구나
왜 이런 걸 가져오죠?
아빠가 일을 해 줬더니 그걸로 갚는 거야
왜 저걸로 갚아요?
돈이 없으니까
- 가난해서요? - 그래
- 우리도 가난해요? - 가난하지
- 커닝햄 아저씨만큼요? - 그렇지는 않아
커닝햄 아저씨는 가난한 농부야 지금이 제일 힘들 때란다
스카우트! 오빠 불러와
애티커스 오빠가 나무에 올라갔어요
아빠가 축구하러 간다고 약속해야 내려온대요
젬?
빨리 내려와서 아침 먹자
아줌마가 맛있는 비스킷을 구웠어
싫어요, 축구하러 간다는 약속부터 하세요
그럴 순 없다 아빠는 너무 늙었어
아빠가 둘이니 셋이니?
아빠 머리 깨지는 걸 봐야 시원하겠어?
안 내려갈래요
맘대로 해라
안녕?
안녕하세요? 모디 아줌마
뭐 하니?
속상해 죽겠어요 모디 아줌마
오빠가 애티커스한테 축구하러 가자고 조르는데
애티커스는 너무 늙었대요
뭐만 하자면 너무 늙었대요
늙어서 무슨 일을 하겠어요?
아빠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으셔
캘 아줌마의 말을 들어야지
- 안녕하세요, 모디 - 안녕하세요, 애티커스
총도 못 갖게 하고 축구할 때 태클도 못 하게 해요
아빠가 못 하게 하시는 일은 포기하는 게 좋아
축복인 줄 알고 불평 그만 해, 둘 다
너희 아빠는 나이에 맞게 행동하시는 거야
- 오빠, 아빠는 너무 늙었어 - 어쩔 수 없지
안녕
안녕
난 찰스 베이커 해리스야 글도 읽을 줄 알아
읽을 게 있으면 내가 읽어 줄게
- 몇 살이야? 네 살 반? - 일곱 살 돼 가
자랑할 일도 아니네
스카우트는 태어날 때부터 읽었어 다음 달에 학교에 가
일곱 살 치곤 작은데
작지만 나이는 일곱 살이야
식구들은 날 딜이라고 불러
에리디안에서 왔는데 이모 집에서 2주 동안 지낼 거야
엄마는 에리디안에 계신데 사진사 밑에서 일하고 있어
우량아 경연대회에 내 사진을 내서 5달러를 받으셨어
그 돈을 나한테 줬는데 그걸로 전시회를 보러 다녔어
우리 엄마는 돌아가셨어 아빠는 계시고, 너희 아빠는?
없어
- 돌아가셨어? - 아니
돌아가신 게 아니면 계신 거 아냐?
그만 해, 스카우트
왜? 무슨 일인데?
딜! 캘푸니아 아줌마야
- 반갑다, 딜 - 반가워요
아빠가 철도회사를 하고 계세요 뉴올리언스까지 태워 주신댔어요
그러니?
- 아무나 초대해도 된다고... - 쉬
세상에서 제일 나쁜 사람이 간다
왜 제일 나빠?
'부'라는 아들이 있는데 침대에 묶어 놓고 살거든
가자
저기에 살아
'부'는 우리가 잠든 깜깜한 밤에만 나와
밤에 자다 깨면 소리가 들려
뒷문 긁는 소리가 들렸는데 애티커스가 가니까 사라졌어
거기서 뭘 하고 있었을까?
어떻게 생겼을까?
발자국으로 봐서... 키는 180센티미터가 넘어
닥치는 대로 다람쥐랑 고양이를 잡아먹고 살아
얼굴에 들쭉날쭉한 상처가 있고
이빨은 누렇게 썩었어
눈은 툭 튀어나왔고 항상 침을 흘리고 다녀
말도 안 돼
딜! 여기에서 뭐 하니?
스테파니 이모 간 떨어질 뻔했어요
딜! 저 집에서 놀지 마 미친 사람이 살고 있어
봐, 제가 조심하라고 했는데 얘가 안 믿어요
믿는 게 좋을 거다 딜 해리스
'부'가 자기 아빠 죽이려고 했던 얘기해 주세요
마당에 서 있는데 걔 엄마가 소리를 질렀지
'우리를 다 죽이려고 해요!'
'부'가 거실에 앉아서 신문을 오리고 있다가
아빠가 오니까 가위로 다리를 찌르고 다시 신문을 잘랐대
정신병원에 보내려고 했는데 걔 아빠가 못 보내게 했어
그래서 법원 지하실에 가둬 놨는데 다 죽게 생겨서
다시 집으로 데려왔대
지금도 가위를 들고 앉아 있곤 한다는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누가 알겠니?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가자, 스카우트 5시야
- 어디 가니? - 애티커스 만나러
- 왜 아빠를 애티커스라고 해? - 젬 오빠가 그러니까
젬은 왜 그러는데?
몰라, 말을 하면서부터 그렇게 불렀대
잠깐! 듀보스 할머니가 나와 있어
너한테 뭐라고 얘기해도 말대꾸하지 마
숄 아래에 권총을 숨겨 놓고 있는데 쏴버릴지도 몰라
가자
안녕, 듀보스 할머니
할머니한테 '안녕'이 뭐야? '안녕하세요' 해야지
할머니가 말할 땐 이리 와
이리 오라니까
안녕, 애티커스
- 스테파니 아줌마의 조카 딜이에요 - 반갑구나, 딜
당장 못 돌아와?
안녕하세요 듀보스 부인
오늘따라 그림 같으십니다
다 뻥이야
꽃이 정말 아름답군요
이보다 아름다운 꽃은 못 봤습니다
세상의 어느 정원도 부인의 꽃과는 비교가 안 될 겁니다
작년만큼은 못한 것 같아요
- 무슨 말씀이세요 - 관심을 돌리려고 그래
이웃들에게 정원을 자랑하고 싶으시겠어요
반가웠습니다 듀보스 부인
해변에 가져갔던 고양이 두 마리와 개 한 마리가 있었다
애티커스, 부 래들리가 밤에 우리 집을 들여다볼까요?
오빠가 그렇대요
- 오후에 그 집에 갔었는데... - 스카우트
그 가엾은 사람들을 귀찮게 하지 말랬잖니?
그 집에 얼씬거리며 괴롭히지 말거라
알았어요
오늘은 그만 읽고 자자 늦었구나
몇 시예요?
8시 30분
시계 좀 보여줄래요?
'사랑하는 남편 애티커스에게'
오빠가 언젠가 자기 시계가 될 거래요
- 그럴 거다 - 왜요?
아들이 아빠 시계를 갖는 것이 관례거든
저한테는 뭘 주실 거예요?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게 있을지 모르겠다만
엄마가 갖고 있던 진주 목걸이와 반지가 있어
잘 보관하고 있는데 그걸 너한테 줄 거란다
- 잘 자거라, 스카우트 - 안녕히 주무세요
- 잘 자라, 젬 - 안녕히 주무세요
- 오빠? - 응?
엄마 돌아가셨을 때 나 몇 살이었어?
두 살
- 오빠는? - 여섯 살
- 지금의 내 나이네? - 응
- 엄마는 예뻤어? - 응
- 좋은 분이었어? - 응
- 엄마를 사랑했어? - 응
- 나도? - 응
- 보고 싶어? - 응
- 잘 있었나, 애티커스? - 어서 오세요, 판사님
- 덥죠? - 그렇군
- 사모님은 어떠세요? - 덕분에 잘 있네
애티커스 톰 로빈슨에 대해 들었나?
네
내일 그를 기소할 거네
이번 사건을 자네가 맡아 줬으면 하네
자네 일만으로도 바쁠 테고
아이들 때문에 시간이 없는 것도 알지만...
알겠습니다
제가 사건을 맡죠
내일 예심에 맞춰서 사람을 보내겠네
- 그럼 내일 만나지 - 알겠습니다
- 고맙네 - 네
젬, 내가 동화책을 걸고 맹세하는데
넌 부 래들리의 집 대문도 못 들어갈걸
- 솔직히 겁나지? - 웃기지 마
난 날마다 부 래들리네 집을 지나다녀
항상 뛰어가지
넌 가만있어
가자, 딜
나부터 나부터...
딜부터 해
- 아냐, 나부터 할래 - 먼저 하라고 해
좋아, 들어가
- 빨리! -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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